와인을 고르는 만큼 같이 먹게 되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함께 먹는 음식이 와인의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마시는 와인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음식이 무엇이 있는지 찾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어떤 와인이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의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줄 수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게 됩니다.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4가지 요소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민 노스랏이 제시한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4가지 요소는 와인과 함께 즐기는 음식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소금, 지방, 산, 열에 관한 내용입니다. 소금은 타닌과 알코올을 강화하고 이와 동시에 타닌과 알코올도 소금의 짠맛을 강화합니다. 그래서 짭짤한 음식과 알코올이 강한 와인을 같이 먹게 되면 음식이 더 짜게 느껴지고 와인도 타닌이 거슬리게 느껴지거나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는 듯한 뜨거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굴이나 햄처럼 짭짤한 음식에는 산뜻함과 신선함을 가진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립니다.
립아이 스테이크에 있는 마블링과 치즈의 포화지방과 같은 지방은 와인의 산과 타닌에 가장 효과적으로 분해됩니다. 아주 좋은 궁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이 떠있는 물 위에 레몬즙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알 수 있듯이 산은 지방을 분해하고 지방은 타닌을 흡수해 와인의 질감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면서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음식은 산미가 강한 소비뇽 블랑 와인과 치즈를 함께 즐기는 것입니다.
산은 지방을 분해할 뿐 아니라 다른 산과도 조화를 이룹니다. 산미가 있는 와인은 식초와 오일에 허브를 더한 드레싱과 레몬 버터, 귤과 같은 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칠리와 같은 매운 향신료에서 느낄 수 있는 열은 알코올의 뜨거움과 타닌의 질감을 강화하기 때문에 와인에서 금속 맛이 나거나 음식을 더욱 맵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매콤한 음식에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나 부드러운 레드 와인을 함께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의 무게감
와인과 음식을 함께 즐길 때에는 음식 자체의 무게감도 중요합니다. 가볍거나 보통이거나 묵직한 느낌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와인과 음식의 무게를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좋으며 가볍고 산미가 강한 레드 와인이라면 묵직한 고기와 함께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상추, 치커리와 같은 녹색 채소를 넣고 만든 광어요리와 산뜻한 화이트 와인도 궁합이 좋은 조합입니다. 진한 와인을 즐겨드신다면 나파 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 제품을 잘 익은 스테이크와 먹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음식을 고를 때 메인 메뉴의 무게감 못지않게 사이드 메뉴도 큰 영향을 줍니다. 사이드 메뉴에는 추가 음식의 개념도 있지만 이보다 소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후추를 가득 넣은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한다면 향신료 없이 간단하게 구운 스테이크와는 다르게 타닌의 강도나 알코올의 도수를 낮추어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타닌이 강해 입안이 쪼이는 듯한 카베르네보다는 보졸레나 미디엄 바디 시라 제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단맛 조절 중요성
와인을 디저트와 드시는 경우가 많은 만큼 디저트를 고르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에 속합니다. 디저트의 대부분은 달달하기에 와인과 디저트의 조합을 만드는 것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아주 달달한 디저트와 드라이 와인을 함께 마시게 되면 와인을 마시는 것이 불쾌감이 생길 정도로 드라이해져서 인상을 찌푸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도가 굉장히 높은 디저트 와인을 비슷한 단맛의 디저트와 먹으면 또 너무 달아져서 얼마 먹지 못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스위트 와인은 그 자체로 디저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고 디저트에 단맛을 더해주는 역할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트 와인과 같은 스위트 와인은 짭짤하고 향이 독특한 치즈와 잘 어울리며 견과류 풍미가 있고 산화가 많이 된 강화 와인은 드라이한 스타일과 달달한 스타일 둘 다 초콜릿과 견과류가 들어간 디저트와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조화로운 음식 선택 방법
어떤 음식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때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와인이 만들어진 나라, 지역과 관련된 음식을 먹는 것으로 같은 지역의 와인과 음식은 같이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구입한 와인이 어디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확인하고 검색을 통해서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것과 먹는지를 알고 그대로 즐기면 됩니다.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며 만족감도 최고로 높습니다. 또한 비슷해서 보완하는 조합과 서로 달라서 대비되는 조합을 활용해도 좋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와인과 음식은 보완과 대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비되는 조합일 경우에는 원하는 맛과 다른 맛을 대비시키는 것이 아니라 질감을 대비시킨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산도와 타닌이 강한 와인을 지방이 많은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것입니다. 강한 타닌이 느껴지는 이탈리아의 바롤로와 지방이 많고 양념이 진한 소고기 찜을 먹는다면 와인을 먹을 때마다 입안의 기름기를 제거하여 최상의 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포가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는 샴페인의 경우 치즈와 환상적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궁합이 좋습니다.
독일의 리슬링은 잔당이 살짝 느껴지고 약간의 점성이 음식의 자극적인 면을 낮춰주는 만큼 향신료가 강한 태국 음식이나 광둥 음식, 매운 운식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와인과 음식이 지닌 맛과 아로마가 비슷해서 서로 보완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버섯에서 느껴지는 흙의 아로마나 거의 익히지 않은 소고기의 강한 미네랄 풍미와 레드 와인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오크 숙성을 거친 화이트 와인을 버터가 듬뿍 발라진 닭고기나 생선과 즐기셔도 좋습니다.